산업용보일러 업계,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 안내가 먼저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산업용보일러 업계가 저가경쟁에 치우치지 말고, 소비자 사업장·건물에 적합한 제품을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에 사용되는 산업용보일러는 노통연관 보일러 및 수관식보일러(수관보일러, 관류식보일러) 등이며, 보일러의 종류 및 사용압력 등 적용에 따라 저압과 고압으로 구분된다. 산업 현장에서는 고온·고압의 증기(스팀)를 필요로 하기에 열원(전기, 연소가스 등), 피가열물(물 또는 열매체), 대기압을 초과하는 증기의 발생, 이 증기를 다른 곳으로 공급하는 4가지 조건을 갖춘 증기보일러를 쓴다. 최근 국내에서는 관류보일러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관류와 노통연관식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해봤다.
노통연관식 보일러는 원통형의 노통 내부에 다수의 강관을 배열한 것으로, 연관(硏管)의 양쪽 끝을 확관시켜 경판에 고정시킨 2-패스 구조로써 노통은 물로 채워져 있으며 강관의 내부에 연소가스가 흘러 동체의 관수를 가열해 증기를 발생시키며 별도의 드럼이나 기수분리기가 없다. 노통연관식은 내부 구조가 단순해 제작하기가 쉽고, 보유수량이 많아 증기 부하에 대한 적응력이 높으며 용수처리가 비교적 자유롭다. 1952년 영국, 독일에서 개발된 이래 호텔, 병원, 아파트, 리조트단지, 공장, 선박 등의 냉난방 급탕 스팀 공급용으로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수관식보일러는 보일러 동체 내 여러 개의 수관이 함께 설치 되어있는 구조로, 동체 내의 연소가스에 의해 수관 내의 물을 가열, 증기를 생산한다. 연소실을 자유로이 설계제작이 가능하며 20k 이상 고압용 공장이나 대용량 발전소 등에 주로 사용한다.
관류형보일러는 수관식을 개량한 관시스템으로 드럼이 없고, 수관 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구조다. 보다 빠른 증발력을 가지고 있고, 대수제어시스템의 개발로 필요한 만큼 증기 사용이 가능해져 연료사용량이 적다. 1980년대 초 일본에서 개발되어 전열 면적 10㎡이하, 증발량 1.5톤/h 이하의 소형보일러이다.
관류보일러는 일본에서 개발된 만큼 현재 일본 산업용보일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팀 발생 시간이 5분 정도로 짧다는 장점을 통해 국내 공장 및 현장에서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작은 용량 제품을 여러 대 설치 후 다관제어시스템으로 캐스케이드 시스템과 비슷하게 필요한 양만큼 대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스팀 발생 시간과 별개로 관류보일러의 단점도 있는데, 관류보일러는 보유수량이 작아 운전 중 관수가 심하게 농축되는 비수현상(Carry Over)이 발생할 수 있다. 비수현상은 발생한 증기 속에 물이 딸려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딸려나간 물에 의해 증기배관이나 부속기기의 부식, 기계의 노화를 가져온다. 또 야간 정지시나 일시 정지시 관수를 퇴수(Blow-Off)해야 하고, 아침 냉기동을 자주하면 보일러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더불어 한 시간에 수십번, 연간 수만회 운전정지를 반복하므로 버너, 송풍기, 급수펌프, 계기류 등의 고장이 많고 수처리가 잘못되면 수관파열이 자주 일어날 수 있다.
국내 제조사들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이러한 측면을 더 알아볼 수 있다. 노통연관보일러가 주력 제품인 A기업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530억원에서 상품과 제품 매출액이 약 417억원이었고, 용역매출은 약 113억원이었다.
반면 관류보일러를 주력으로 하는 B사의 지난해 상품매출은 약 18억원, 제품매출은 586억원, AS매출은 304억원으로 AS매출이 제품 매출의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관류보일러 주력 업체인 C사의 지난해 제품매출은 약 465억원인데, 유지·보수 등을 총합한 용역매출은 453억원 정도로 제품매출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산업용보일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술 및 산업계는 항상 일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정작 관류식보일러를 유럽과 미국에서는 많이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에너지효율과 경제성이란 측면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사업장에 가장 적합한 방식의 보일러나 버너를 선택해야 한다”며 “국내 산업용보일러 업계가 저가 경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소비자가 사용할 때 가장 경제적이고 용도에 알맞은 제품을 선택하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인범 기자 ibyang@gasnews.com
출처 : 가스신문(http://www.gasnews.com)